포근한 이불,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생각

Date: 06/01/2019 | Source: Sogwang.com (Korean)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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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화(만경대구역 주민)

  내가 아주 어렸을적이다.

  어느날 우리 집에 고운 꽃천이 하나 생기였는데 그것을 한참이나 쓰다듬으며 옛날을 추억하던 할머니가 나의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딸들이 셋씩이나 되는데 이제부터 고운 천들이 생기면 세몫으로 갈라 차곡차곡 보관하였다가 후날 시집가는 애들에게 보란듯이 이불을 해주자는것이였다.

  그때 내 나이가 겨우 10살이고 언니는 나보다 2살 우였는데 그 말이 우습다고 키득대던 일이 생각난다.

  그후 어머니는 정말로 꽃천이 하나 생기고 하얀 목화솜이 생겨도 하나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놓았는데 언니가 시집갈 때가 되여서는 그 천보퉁이가 한아름이나 되였다.

  그것을 하나하나 펼쳐가며 온밤 이불을 마르던 어머니의 모습이 선하다.

  그렇게 마련된 세채씩이나 되는 이불을 가지고 언니가 시집을 가고 나와 동생도 집을 떠났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건만 어머니의 정은 후더웁던 이불처럼 여전히 내 마음을 따뜻이 덥혀준다.

  썩 후날에야 나는 이불이 단순히 출가하는 녀인이 가져가는 지참품이기전에 자식의 한생이 따스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보내는  어머니의 념원임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닫고나니 머리가 희여지고 이제는 내딸이 자라 내 품을 떠나게 되였다.

  나의 어머니는 10살도 되기전부터 천을 장만하며 셋이나 되는 딸들을 남부럽지 않게 시집보냈는데 나는 외동딸의 이불감 하나 변변히 장만하지 못한채 오늘에 이르렀다.

  시대도 달라졌거니와 보다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가슴에 새겨져서 이래저래 생각만 많아지고 행동이 미루어졌던것 같다.

  직장사람들앞에서 속생각을 내비치였더니 듣고있던 어린 처녀들이 별걸 다 걱정한다며 희한한 이불생산공정을 보고나면 시름이 가셔질거라며 등을 떠밀었다.

  그래 마음먹고 며칠전에 김정숙평양제사공장으로 가보았다.

  가서는 정말 놀랐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르는 색갈고운 이불들에 각종 침대보와 깔개들까지 있는 제품보관실이 희한하기 그지없었다.

  현대적인 기계설비들이 들어앉은 크지도 않은 아담한 현장에서는 젊은 녀인들이 차분히 일손을 다그치고있었는데 그들의 손에서 갖가지 이불들이 잠간사이에 마무리되고있었다.

  불쑥불쑥 쌓아지는 이불들이 어느것이라없이 다 마음에 들었다.

  그중에서도 겉감은 물론 명주솜에 사란까지도 비단으로 된 비단이불은 손에 잡은 그채로 놓고싶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동했다.

  저도 몰래 떠나간 나의 할머니와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멋있는 이불들을 보았더라면 어떻게 말하였을가 하는 생각, 그러다가 한순간 마음이 멎어섰다.

  나의 어머니가 그랬고, 이 나라의 모든 녀인들이 그러하였듯이 그래도 시집가는 딸애의 첫날이불이야 내 손으로 마르는것이 아닌가하는 자책감이 생겨난것이였다.

  비단이불을 오래도록 매만지며 행동을 잇지 못하는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젊은 작업반장이 곁에 다가와 말하였다.

  품들여 키운 딸을 내놓는 어머니의 심정을 담아 이불에 의미있는 자수도 새기고 이름도 새겨넣으면 두고두고 어머니의 정을 생각할것이라고 그래서 작업반에서는 주문봉사에 특별히 힘을 넣고있다는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다 듣고나니 어쩌면 여기서 내 마음까지도 헤아리고있구나 하는 생각에 코마루가 시큰해왔다.

  나의 어머니가 곁에 있었더래도 《네 손으로 며칠밤을 마른들 이보다 더 잘해줄수 있겠느냐》하며 어서 제일 좋은것으로 골라잡으라고 떠밀것만 같았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까다로운 주문을 하고나서 그곳을 나서려다 미안하여 다시금 돌아보았다.

  아니, 30명 되나마나한 현장의 젊은 녀인들이 정말 큰 일을 하고있다는 생각이 미쳐오며 쉬이 걸음을 뗄수가 없었다.

  이전날의 수많은 어머니들의 손을 대신하여 우리 자식들의 포근한 잠자리를 여며주고있는 그네들의 손길이 고마웠고 너무나 좋아진 이 세월이 눈물이 날 지경으로 내 마음을 후덥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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